<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Book 2017. 11. 26. 23:06

10년 전 학부시절에 한 교수님의 추천으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읽게 되었는데,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놀랍게도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읽었는데,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은 있는데, 내용은 처음 본 사람처럼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아서, 마치 처음 본 사람처럼 책을 읽었다. 그리고 또다시 재미있었다.

박민규 작가가 글을 재미있게 잘 써서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책을 읽을 수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책이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매우 슬픈 면을 일깨워준다. 전 국민의 프로화가 된 우리 사회에 대한 슬픈 단상을 그렸기 때문이다.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삼미야구는 우리 사회에서 전혀 대접받지 못한다.

어차피 경쟁하게 되면 절대적인 수준보다는 상대적인 차이가 중요하게 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2016NC다이노스 상당히 잘 했지만, 두산 베어스가 압도적으로 잘 해서 1위를 하지 못했다. 이렇게 되면 누군가는 승자가 되고 누군가는 그렇지 못한 구조가 된다. 프로가 되어서, 결국 우리가 행복해졌는지 진심으로 곰곰이 생각해보아야한다. 나도 종종 잘 나오지 않은 성과에 조급해한다. 그러면서 프로가 되지 못함을 질책하고 더욱 노력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면 지치기 마련인데 예전에 읽었던 한병철 교수의 <피로사회>가 떠오른다. 피로로 '쩔어'있는 프로들이 즐비한 사회. 과연 건강한 사회인지 자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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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