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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건축가들을 좋아한다. 변변찮은 노력으로 공감을 사지 못하는 몇몇의 포스트 모더니즘 화가보다 실제로 인간의 공간을 아름답고 특색있게 가꾸는 건축가들을 훨씬 더 좋아한다. 세상에는 많은 탁월한 건축가들이 있다. 그 중 한명이 안도 다다오이다.
노출형 콘크리트형 건물들을 그렇게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처음부터 눈에 익숙한 것은 아니었다. 노출형 콘트리트형 건축스타일을 확립한 안도 다다오는 그만의 철학을 끈덕지게 밀어붙여서 하나의 스타일로 승화시켰다. 하지만 그의 길이 평탄한 것은 아니었다. 무학에 가까운 이 사람이 학벌이 우리나라만큼이나 중요한 일본에서 살아남는 과정은 그 자체가 그의 건물만큼이나 숭고하다.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서는 그가 어떻게 권투선수에서 건축가로 경력을 전환했는지, 그리고 건축가로서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그의 기억과 생각이 적혀있다.
책에서 줄곧 나오는 그의 생각은 배울 만하다. 예를 들면, “남한테 기대거나 책임 소재를 모호하게 하는 태도는 허용할 수 없다(p.25).” “권투라는 스포츠는 남에게 의존하지 않는 격투기이다(p.46).” “전에 없는 악조건이라는 점이 젊은 나를 오히려 자극시켰다(p.86).” “긴장감 있는 시간을 끝까지 견뎌 낼 수 있는 끈기와 체력이 필요했다(p.136).” “일감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내 손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p.217).” “건축가라면 자기가 관여한 건축이 서있는 한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p.234).” “나의 이력에서 뭔가를 찾아낸다면, 아마도 그것은 뛰어난 예술가적 자질 같은 것은 아닐 것이다. 뭔가 가혹한 현실에 직면해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강인하게 살아 남아서 분투하는 타고난 완강함일 것이다(p.419).” 어쩌면 당연한 것 같지만 안도 다다오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문구는 나를 자극시켰다.
물론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여서 더 멋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안도 다다오의 경우에는 어떻게든 성공했을 것 같다. 세상의 운도 중요하지만, 운을 자기편으로 만들게 하는 것은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 그리고 끈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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