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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여러 가지 운송수단이 있다. 그 중 현재 가장 많이 이용되는 수단은 차, 배, 비행기 그리고 기차이다. 각 운송수단은 각기 장단점이 있다. 그리고 혼자 이동할 때와 여럿이 이동할 때 각기 더 적합한 운송수단도 따로 있다. 나에게 혼자 다닐 때 최고의 운송수단은 기차다. <질주하는 역사 철도>의 저자도 언급하였듯이 나도 열차를 타면 책도 잘 읽힌다. 또한 역이 확실하게 명시가 되어 있어서 처음 가는 곳이라도 불안감 없이 갈 수 있다. 더불어 교통체증이 없는 것도 확실한 강점이다. <질주하는 역사 철도>는 우리나라 철도, 기차, 기차역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인천문화재단”이 계획한 책으로서 경인선과 수인선 위주로 글이 쓰여져 있다.
우선 책을 보면서 내가 몰랐던 사실을 아주 많이 알게 되었다. 우선 수인선이 오래 전부터 있었던 노선이었던 것을 처음 알았다. 근래 수인선이라는 지하철 노선이 생겨서 ‘이제 수원과 인천을 연결하는 건가!’라면서 ‘수도권이 엄청나게 확대되는구나!’하면서 경탄했었다. 그런데 원래 수인선은 일제 강점기 때부터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또 몰랐던 사실은 송도(松島)라는 이름이 일본 지역에서 왔다는 것이었다. 근래 송도는 국제도시로서 미국의 대학도 한국에 캠퍼스를 차리기도 하고, 멋진 아파트도 들어오고, 중국과의 교역이 늘어나는데 환황해 경제권의 선두주자로서 21세기적인 도시로 되려고 노력 중이다. 그런데 이 송도가 일본인들이 센다이 근처의 마쓰시마(松島)를 생각하면 지었다고 한다. 원래 이름은 먼우금이라고 한다.
또한 ‘노가다’라는 말도 철도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공사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것을 노가다라고 하는데 이 말은 경인성 부설 당시에 인부들이 호흡을 맞추기 위한 구령에서 왔다고 한다. 그 구령이 ‘도가타’인데 ‘가타’가 일본으로 덩치이가 ‘도(都)’는 으뜸이라는 뜻으로 합성되어 작업반장이 “도”라고 하면 일꾼들이“가타”라고 후렴을 부르면서 철도를 깔았다는 이야기이다(179쪽).
책에는 기차역에 대한 배경이야기도 흥미롭게 써있다. 인천역, 주안역, 부천역, 부평역, 노량진역, 고잔역 등 한번 즈음은 들어보았거나 내려서 걸어보았던 곳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 마치 친구의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재미있었다. 그 중 가장 눈길이 가는 역은 “상록수역”이었다. 심훈의 소설의 이름에서 따온 명칭이다. 나는 이 역의 이름이 너무 마음에 든다. 왜냐하면 지명으로 기차역을 짓기에 부족한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의미있게 이름을 짓는 것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선릉역 바로 옆 역이 선정릉역이다. 두 역 모두 선정릉에 붙어 있다. 이미 선릉역이 있으면 선정릉역을 아예 다르게 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그 능이 성종의 묘이므로 성종역이라고 짓고 그 역을 성종이 한 일에 대해서 꾸며 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저자의 문제의식과 결을 같이 했던 것은 기차역의 외관이다. 물론 기능적으로야 기차역이 기차를 타는 곳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한 대로 기차역은 그러한 실용주의로만은 설명할 수 없는 문화의 공간이다. 미국의 Grand Central, 일본의 도쿄역, 영국의 King cross는 기차역 그 자체로 문화재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오래된 역을 다 부서버리고 새로 짓는 것은 그렇다치고 너무 천편일률적이다. 서울역, 영등포역, 용산역, 수원역 등의 외관을 보면, 물론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혼이 전혀 담겨 있지 않다. 물론 이러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도 스타일이라면 스타일이겠지만 조금 아쉽다. 아니면 역마다 특색 있게 디자인할 수는 없었을 까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미 지어버렸으니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는 이런 점도 고려의 대상이 되었으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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