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의 세포들>

Cartoon 2019. 1. 25. 23:54


30살이 넘어가고 결정적으로 32세에 결혼을 한 후에 차츰 연애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어 30대 중반이 넘어가니 연애가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40대에 가까워져 가니 어떻게 결혼을 했는지 모르겠고 처음부터 결혼한 상태와 아이가 있었던 상태인 것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연애이야기가 나오는 영화, 소설, 만화 같은 것을 접하게 되면 전혀 흥미를 느낄 수 없었다. 그런데 연애이야기가 꽤 나오는 <유미의 세포들>을 보았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유미의 세포들>은 김유미라는 여성의 내면의 관점에서 유미가 살아가는 것을 전지적인 관점에서 본 만화이다. 유미라는 인물이 평소에 느끼는 원초적인 감정인 식욕부터, 직장을 그만두고 작가로 나설 때의 감정, 그리고 대인관계로부터 오는 복잡다단한 감정까지 섬세하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하였다. 만화를 보면서 작가가 여성인줄 알았다. 왜냐하면 주인공 유미가 구웅, 바비를 만나면서 겪는 감정을 여성이 아니고서야 도무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잘 묘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가인 이동건 선생이 남자여서 너무 놀란 적이 있었다. 나의 고정관념이겠지만 이렇게 여성의 마음을 잘 아는 것은 여자아니고서야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다. 이런 면에서 역시 작가는 작가로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가가 여성이라고 생각하게 된 또다른 이유는 그림체 때문이다. 너무 예쁘게 잘 그렸다. 특히 인기웹툰 조석의 <마음의 소리>, 기안84<복학왕>, 이말년의 <이말년시리즈>, 주호민의 <신과 함께>를 보다가 <유미의 세포들>을 보면 여성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이다. 작품에 나오는 유미, 구웅, 바비, 새이 사람들뿐만 아니라 세포들인 출출세포’, ‘응큼세포’, ‘자린고비 세포’, ‘자장자장 세포’, ‘사랑세포’, ‘예의세포등등을 특색있고 귀엽게 그렸다. 이러한 귀엽고 특색있는 세포들이 서로 아웅다웅거리는 것을 보는 재미도 남다르다.


20191월 현재, <유미의 세포들>은 휴재중이다. 201810월을 마지막으로 휴재중인데 잎으로의 향로가 궁금하다. 유미는 우여곡절 끝에 그의 남자친구인 바비와 잘 되는 과정이고, 작가로도 데뷔를 하 시점에 휴재가 왔다. 앞으로 다시 연재를 해서 바비와 어쩌면 결혼을 하게 되고 작가로서도 성공하는 그림으로 그릴 수도 있겠다. 그리고 어쩌면 유미가 결혼하는 생활하면서 겪는 여러 가지 일들을 그려도 좋을 것 같다. 이 작품이 매우 장수한 다면 아기를 낳아서 기르면서 느끼는 여러 가지 소회를 그려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이렇게 되면 유미의 인생사를 보게 되어 사람들이 같이 늙어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인기는 떨어질 각오를 해야할 것이다. <유미의 세포들>이 인기인 이유는 기본적인 스토리 플롯도 있지만 세포들이 유미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매우 창의적인 데 있다. 지금 349회까지 나오면서 여러 번을 경탄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이야기가 길어진다면 이러한 창의성이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 그리고 사람이라는 것이 간사하게도 매우 독창적으로 사람의 심리를 표현해냈던 세포들이 시간이 지나갈수록 진부해 지게 느껴질 수도 있다. 아마 작가도 더 연재를 해서 아예 <세포>라는 장르를 확립할 정도로 밀어붙일 것인지 아니면 박수칠 때 떠나느냐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할 것 같다.


다른 웹툰들과 달리 <유미의 세포들>은 드라마나 영화로 보기가 어려울 수 있다. 왜냐하면 기본적인 인물만 나오면 어렵지 않다. 그런데 세포들을 어떻게 구현하느냐가 관건인데 지금의 기술력으로는 만화만큼 세련되게 재연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차라리 에니메이션으로 변환한다면 괜찮을 것 같다. 지금 <유미의 세포들>은 각종 팬시상품은 물론이거니와 바비 아버지가 분식집을 하는 것을 모티브로 삼아 오프라인에서도 바비떡뽁이를 팔고 있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친근한 세포들을 계속 볼 수 있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Carto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낢이 사는 이야기>  (0) 2019.02.05
<가우스 전자>  (0) 2019.01.27
<타인은 지옥이다>  (0) 2019.01.14
<십팔사략, 민심으로 세상을 세우라>  (0) 2019.01.07
<Pop it up>  (0) 2018.12.14
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