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낢이 사는 이야기>

Cartoon 2019. 2. 5. 00:00

<낢이 사는 이야기>는 작가 서나래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려낸 생활툰이다. 나이 드신 분들이 보기에 근래 젊은이들이 도무지 책을 읽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예전에는 문학작품을 읽으며 세상에 대한 관점을 확장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소설이나 수필 그리고 시를 읽는 사람이 예전보다는 줄어들기는 했지만 분명히 남아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문학에 대한 갈망은 변하지 않았고 다만 전달하는 방식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이미 웹툰은 하나의 문학장르로도 자리잡고 있다. 현세대의 희노애락을 담는다는 의미에서 웹툰은 상당히 성공적인 분야가 되었다. 그리고 <낢이 사는 이야기>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를 살아가는 어느 한 대한민국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이야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낢이 사는 이야기>2019년 인기리에 연재되는 <대학일기>의 전범이라고 볼 수 있다. 소소한 생활의 아이템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재미를 준다. 특히 딸인 서나래와 어머니와의 투닥거리면서 나름 챙겨주는 관계는 남자가 보아도 재미있다. 남자인 독자로서 <낢의 사는 이야기>를 보다보면 모녀관계는 모자나 부자관계와 많이 다름을 알 수 있음을 깨달게 된다. 물론 모든 모녀관계가 낢과 그의 어머니관계 같지는 않겠지만, 이런 면에서 웹툰은 간접경험의 기능을 한다.


그리고 <낢이 사는 이야기>가 재미있는 이유는 과장법에 있다. 특히 낢 스스로를 과장되게 그려서 웃음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힘을 쓸 때, 낢의 근육을 과장되게 크게 그린다는 든지, 혹은 얼굴을 포함한 외모를 포악하게 그려서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다. 낢 작가를 본적은 없으나 실제로 이렇게 우스꽝스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렇게 스스로 망가지는(만화상에서) 독자에게 긍정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타인을 깍아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때로는 웃음을 위해서 타인을 깍아내리는 표현을 하면 웃기더라도 기분이 찝찝한 경우가 더러있는데 <낢이 사는 이야기>에서는 그러한 감정을 느낀적이 단 한번도 있지 않았다.


또한 <낢이 사는 이야기>가 매력적인 이유는 종종 등장하는 친구 혹은 지인이 귀여운 캐릭터로 나오기 때문이다. 낢과 가까운 사람들이 아예 동물로 둔갑해 나오기 때문에 지인도 정체가 탄로나지 않아서 좋고, 보는 입장도 부담이 없어서 좋다. 팬더도 나오고, 병아리같은 것으로도 나오고 심지어 이제는 남편이 된 이과장도 원숭이로 나온다. 이러한 동물캐릭터로 더 자유롭게 내용을 표현할 수 있었다.


더불어 가족 구성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간혹 등장하는 아버지도 훌륭한 재미를 가미하는 요소이다. 아버지가 에피소드 중 큰 역할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종종 나타나서 귀여움을 발휘해서 웃음을 촉발한다. 그리고 사람은 아니지만 가족인 고양이 2마리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웅이와 뚱이가 나오는데 애묘인들이 보면 아주 좋아할 것 같다. 고양이와의 애착관계는 왜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많이 키우는 지 알 수 있게 한다.


<낢이 사는 이야기>10년 정도 연재되다 보니, 생활툰이면서 한편으로는 성장툰이기도 하다. 처음시작할 때는 대학생 복학생으로 시작해서 사회초년생 그리고 결혼까지 하면서 2015년 시즌 4를 끝으로 지금 연재가 되고 있지 않다. 인생의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그 때마다 느끼는 고민들도 이따금 에피소드에 반영되는데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받았다. 하지만 이렇게 성장하는 것을 공개한다는 것은 어떠한 면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이다. 2015년 마지막 후기 글에 그에 대한 고충이 잘 적혀 있다. 생활툰이라는 것이 상상력이 아닌 사생활을 기반으로 그려지다 보니 잘못 표현하면 작품뿐만 아니라 개인 사생활까지 욕을 먹게되는 상황이 오게 된다고 밝혔다. 그리고 결혼을 하다보니 더 이상 자신의 생활, 개인의 것만은 아니게 된 상황에서 많은 부담을 느낀 것 같다. 연재가 종료된지 4년이 흘렀다. 아마도 그 사이에 작가 낢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 할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끝까지 알아내기보다 장수미드 <Friends><How I met your mother>같이 아쉽지만 예전 그대로 냅두었으면 어떨까한다. 그리고 가끔 예전 에피소드를 보면서 그 당시 자신의 생활은 어떠했는지 생각하는 것이 더 낭만적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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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