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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nt it rock>시리즈로 세계의 락 역사를 정리한 남무성씨가 장기호씨와 손을 잡고 음악을 만드는 것에 대해 그린 <Pop it up!>을 읽게 되었다. 이미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만의 화체로 옮기는 것에 성공한 그는 이번에도 작곡을 비롯한 노래를 분석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음악적 내용도 아주 충실해서 아마도 장기호 교수가 강단에서 적어도 1학기 많게는 2학기 걸쳐서 할 이야기를 잘 녹여둔 느낌이다.
이 만화책은 Jazz it up이라는 뮤직바에서 일하는 ‘강화성’이라는 청년이 주위 도움을 통해 음악을 배워가는 스토리로 독자에게 어떻게 음악이 만들어지는 지를 알려준다. 강화성군은 가난하지만 음악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 음악을 체계적으로 배우지는 못한 사람이다. 강군이 일하는 바에 자주 다니는 뮤지션이 조언해주고 빌려준 책을 통해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에서는 대학교수인 장기호가 써서 그런지 음악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강조한다. 아마도 이에 대한 논쟁은 있을 것 같다. 예술인 음악을 교육으로 가르쳐지는가? 가끔 들리는 소문에는 파바로티는 악보를 읽지 못했으며, 인기 그룹 악동뮤지션의 작곡을 담당하는 이찬혁은 악보를 제대로 그리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은 사람들을 사로잡는 음악을 산출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대 작곡과를 비롯한 유수의 음대를 나온 사람들이 수천명은 넘은 탠데 그들이 모두 훌륭한 작곡을 하는 것은 아니다. 창작이라는 것을 배워서 가능한 영역인지 아니면 천재적인 영감이 필요한 영역인지는 토론해볼 여지가 있다. 이 책의 요지는 물론 천재성이 있으면 좋지만 체계적으로 음악을 배우면 직업가로서 음악인으로 롱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균형적으로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선 1장에서는 대중음악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2장에서는 모두가 관심을 갖는 히트곡에 대해서 말한다. 특히 히트곡의 조건을 분석한 내용이 나온다. 이어서 3장에서는 더 깊게 들어가서 대중음악의 형식에 대해서 정리를 한다. 4장에서는 음악의 기본요소인 코드를 비롯한 화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5장에서는 스케일에 대한 내용을 설명한다. 6장에서는 창작이라면 항상 민감한 표절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7장에서는 필수용어가 나온다. 이 책을 읽으면 대중음악에 대한 전반적인 이론과 실제에 대해서 개략적으로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내용은 풍부하고 만화로 잘 그려서 이해도도 높았다. 하지만 역시 실제 강의가 필요함을 느꼈다. 예를 들어, 스케일을 설명하면서는 아예 장기호씨가 책속의 책그림으로 나타나 설명을 한다. 그리고 건반그림을 보여주면서 스케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남무성씨가 이를 잘 표현하기는 했지만 확실히 장르 ‘음악’이어서 그런지 듣고 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한다. 아마도 실제 강의에서는 장기호씨는 훨씬 효과적으로 이 내용을 전달할 것 같다. 확실히 책으로 전달이 잘 되는 부분이 있고 어떤 부분은 말과 소리로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인 부분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아무래도 남무성씨의 개그였다. Verse/ Chorus 형식을 이야기할 때 백분토론을 페러디한 네분토론을 그렸다. 이 부분은 주인공이 음악책을 보면서 나오는 장면으로 나오는데 손석희, 배철수, 장기호, 존레논, 그리고 남무성을 등장시킨다. 그러면서 이 5명이 여러 이야기를 주고 받는데 압권은 존레논 옆에 그의 부인인 오노요코를 등장시켜서 계속 붙여놓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오노요코는 존레논의 머리를 감싸고 존레논 이야기에 끼어들기도 한다. 이 장면이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너무 웃겼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싫어할 사람도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존레논과 오노요코를 추앙하는 사람이라면 불쾌감을 느꼈을 지도 모르겠다.
이 외에도 곳곳에 존재하는 남무성 작가의 개그감은 딱 내 스타일이어서 그런지 아주 유쾌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이 2018년에 그려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 가끔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넣고, 주인공이 카카오톡을 이용해서 사람들과 연락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러한 장면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하였다. 그런데 이런 장면들 때문에 역사적인 사료로서도 역할을 미래에는 할 것 같다. 50년 후에 이 책을 읽는다면 2010년대의 통신 상황을 이러한 장면을 통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남무성 작가의 다른 작품인 <Jazz it up>도 읽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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