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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당탕 선생님이 집필하고 있는 <언덕 위의 제임스>는 아주 재기 발랄한 웹툰이다. 기본적으로 B급 감성을 가지고 있는 그림체에 번듯이는 아이디어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필력이 엄청나다. 그리고 주로 한 주제에 여러 편으로 나누어서 그리는데 종종 반전에 혀를 내두르기도 한다. 가끔은 읽다가 다음 주 내용이 너무 궁금해지는 명품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2016년에 첫선을 보인 <언덕 위의 제임스>는 이제 3년을 넘긴 장수 웹툰의 반열에 올랐고, 그동안 굵직굵직한 작품시리즈를 선보이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언덕 위의 제임스>에서 가장 강렬한 캐릭터는 황순옥이다. 물론 매 시리즈 별로 나오는 것은 제임스이지만 워낙 제임스가 다양하게 나오기 때문에 제임스가 그 자체가 강렬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캐릭터인데 워낙 괴력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인상이 깊게 남았다. 황순옥을 웃기게 그려서 재미있기도 하지만 결말이 뜻하지 않은 것으로 끝나는데에서 그 이상의 놀라움을 받을 수 있다. “황순옥의 손아귀”가 “황순원의 소나기”를 나름 패러디해서 만들었다는 것도 재미있다.
그리고 최근 눈길이 갔었던 작품은 <도끼 살인마>이다. 여름에 걸맞는 남량특집인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몰입해서 보았다. 역시 폐쇄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은 독자에게 갖가지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김전일이나 영화 <아이덴티티>같은 느낌이 많이 나는 작품이었는데 쿠당탕 스타일로 잘 풀어 내었다.
이외에도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만화로 표현한 것도 있다. 그 중 하나가 <신체몰빵>이다. 대결을 통해서 상대방의 원하는 신체부위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정말 만화이기 때문에 구현가능한 소재인 것 같다. 또한 이러한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창의적이고, 그것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구성해 내는 것도 상당한 능력이다. <양치는 소년 제임스>도 마찬가지로 기상천외하다. 양치기인 제임스가 상당히 근력있는 양들과 직접 권투를 한다. 늘상 피해당하는 입장인 양들이 능동적으로 일어나 제임스와 대결을 붙는데 상당히 재미있다.
때로는 원초적인 것에서 재미를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똥참기 대회>같은 것은 똥이라는 그 누구나 피해갈 수 없지만 대놓고 말하고 다니지 않는 소재를 통해서 큰 웃음을 준다. 똥이라는 것에 즉각적으로 웃음을 짓는 것이 유아적이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웃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언덕위의 제임스>와 라임이 비슷한 <엉덩이의 제임스>도 아주 유아적이기는 한데 매우 재미있다. <워킹쉿>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길에서 똥을 누었던 제임스가 똥이 되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똥이 되어서 겪는 다채로운 일들인데 그 상황자체가 너무 재미있는데다가 그 소재가 똥이라서 더 재미를 가미시킨다.
그리고 현실에서 벌어지지 않아서 조금 슬프기는 하지만 작품으로 보면서 통쾌한 <무적 찐따 제임스>같은 류도 있다. 빵셔트를 당하는 제임스가 가해자들에게 철저히 보복을 하는 작품인데 정의를 구현하는 모습에 상당히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뜬금없이 선생으로 나오는 엄석대에도 놀랐고 그를 구타하는 것도 꽤 재미있다. 물론 이 작품에서도 반전은 독자들을 또 놀라게 한다.
그리고 <언덕 위의 제임스>에서 “피식” 포인트 중 하나는 작명센스이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막지을 지모르겠지만 나름 재미있다. 예를 들어, 밥먹으러 가는 사람 이름을 ‘혼밥(33, 회사원)’ 이라든지 ‘틴틴(30, 형제도굴단’ ‘파이브(32, 형제도굴단)’ 같은 이름은 말도 안되지만 재미있다. <언덕 위의 제임스> 질리지 않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제임스라는 주인공 이름을 제외하고는 작품마다 다른 설정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쿠당탕님의 작품이 지금처럼 재기발랄한 창의적인 작품으로 꾸준히 다가와 주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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