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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나래선생님의 <낢이 사는 이야기>가 끝나고 자까선생님의 <대학일기>도 끝나고 약간 생활형 웹툰에 목이 말라있었던 나는 츄카피선생님의 <자취로운 생활>을 찾았고 역주행해서 다 읽었다. <자취로운 생활>은 이제 100회를 맞이한 아직은 초년의 웹툰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2018년 8월부터 수요일, 금요일에 연재되고 있는 <자취로운 생활>은 <낢이 사는 이야기>나 <대학일기>만큼이나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가끔은 빵터트려주는 생활웹툰이다.
<자취로운 생활>에서 우선 눈길이 가는 것은 츄카피라는 케릭터이다. 츄카피는 기본적 몸체는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는 데 얼굴은 동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츄카피의 여러 친구의 모습도 비슷한 형식이다. 인간의 모습이지만 동물의 모습도 갖추고 있다. 이 반인반수의 모습이 그렇다고 불쾌하지는 않고 귀엽게 표현되어 있다. <낡이 사는 이야기>에서는 실제 모습은 모르겠지만 서나래가 인간으로 나온다. 반대로 <대학일기>의 주인공은 아예 얼굴이 이 세상 인간도 아닌 가상의 곰같은 모습으로 나온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매력이 있고 스토리를 진행시키는데 있어서 지장이 없다.
<낢이 사는 이야기>, <대학일기>, 그리고 <자취로운 생활>의 공통점은 여러 가지인제 하나는 생활형 웹툰이고 둘째는 모두 여성작가이고 마지막은 치부를 희화화한다는 점이다. 사실인지 내숭인지는 모르겠지만 세 작가 모두 스스로를 털털하다고 묘사하고 있다. 게으로고, 깔끔하지 못하고, 멍청한 에피소드를 통해서 많은 공감을 사고 있다. 만약에 이들이 아주 부지런하고 깔끔하고 똑똑한 자기 자랑으로 이야기를 구성했다면 인기는커녕 욕을 바가지로 먹었을 것이다. 어쩌면 공감대를 형성하려면 작가나 독자가 특별한 것 없는 평범한 사람들임을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자취로운 생활>이 다른 웹툰과 달리하는 여러 특징이 있지만 작가의 직업이 코메디언이다. 안가연씨는 웹툰작가이기도 하지만 희극인이다. 그래서 작품을 읽다보면 가끔 공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혹은 내가 작가가 희극인인 것을 알고 봐서 그런지 그렇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점이 작가의 매우 큰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내용의 소재면에 있어서 방송가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넣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있어하기 때문에 인기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자취로운 생활>의 초점은 혼자 사는 생활에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방송이야기를 넣어주면 내용이 확 살아날 것 같다.
<낢이 사는 이야기>나 <대학일기>는 그 작품들만의 공감포인트가 있었다. 예를 들어 <낢이 사는 이야기>는 사회초년생의 이야기(물론 작품연재가 길어지면서 연애 그리고 결혼문제까지 넘어가지만) 다루었다. 그 누구나 겪을 이야기이다. 그리고 <대학일기>의 경우에는 작품에서는 고학년 때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우리나라의 아주 높은 대학진학율을 고려해보면 <대학일기>의 소재도 공감을 얻기 쉬웠다. <자취로운 생활>은 앞의 <낢이 사는 이야기>나 <대학일기>보다는 공감하는 사람이 적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차 늘어나는 1인 가구의 추세를 생각해보면 <자취로운 생활>을 공감하는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자취로운 생활>을 먼훗날 후손들이 보면 2019년 변해가는 대한민국의 가구의 모습을 보여주는 중요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1인 가구가 대한민국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 경제적으로도 그게 편하고(결혼하고 출산하고 양육하기에는 내몸하나 건사하기 힘들기에) 감정적으로 그게 편하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이것이 현실이다. 물론 1인 가구 중에서 아주 멋진 삶을 사는 사람도 꽤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취”라는 단어는 스스로 밥을 만들어 생활한다는 뜻으로 화려한 삶을 뜻하지는 않다(잘 살면 셰프를 고용했을 태니까 말이다.) 앞으로 작가가 자취를 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주는 재미있는 내용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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