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세기의 내부고발자>

Cartoon 2019. 7. 13. 18:55

 

에드워드 스노든. 나는 이 남자가 한 행위에 대해서 지난 몇 년간 고민해왔다. 2013년 그가 NSA가 미국국민을 대상으로 불법적으로 정보를 취득하고 있다는 사실을 세계에 폭로한 후, 그의 행동이 과연 영웅적이냐 반역적이냐에 대해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 꽤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시사만화가 테드 롤(Ted Rall)은 핵심을 중심으로 잘 정리하여 스노든에 대한 만화를 그렸다. 이 만화는 내가 스노든 사건에 대해 관점을 세울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내부고발자는 기본적으로 조직 내에 있으면 외부인이 알 수 없는 불법적인 내용을 조직 내에 있는 사람이 언론 등 기타 외부의 단체에 알리는 것을 뜻한다. 이 내부고발은 사회에서 부패의 자정효과를 가져온다. 예를 들어, 정부 모르게 기업이 불법적인 일을 행할 수 있다. 이 때 내부고발자가 정부에 이를 알리게 되면 정부에서는 그 정보를 가지고 불법적인 일을 처벌하고 추후에 예방할 수 있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기업의 내부고발을 독려하고 내부고발자를 지키려는 노력을 적어도 겉으로는 한다.

문제는 정부에 대한 내부고발이다. 정부도 불법적인 일은 한다. 그 불법적인 일이 우발적인 경우에는 정부에서도 종종 사과를 하고 일어난 피해에 대해 책임을 진다. 문제는 불법적인 일이 체계적으로 일어날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 이다. 스노든 사건의 경우에는 정부가 저질은 일에 대해 책임을 부인하고 불법적인 일을 한 사람을 매도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NSA에서 하는 일을 대개 국가기밀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계약할 때, 기밀누설을 하면 되지 않게 되어있다. 누설을 하면 그것은 불법으로 처벌 받는다. 그런데 그 안에서 불법적인 일을 하고 있고, 그 일이 비밀리에 진행되기 때문에 내부에서 일하는 사람이 이야기하지 않으면 밖에 있는 사람은 도무지 알 방도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내부에서 일어나는 불법적인 일을 이야기를 꺼내면 바로 불법이 되는데, 사회적으로 불법적인 이야기를 밖으로 꺼내었을 때는 그것은 불법이 아니라는 합의가 있어야 한다. 그 조직이 정부가 되었든 기업이 되었든 제3 섹터가 되었든 말이다.

스노든이 폭로를 한 후에 오바마 정부에서는 스노든을 잡기위해 혈안이 되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을 좋아하는데 그에 대해 실망한 점 중 하나가 되었다. 잘못된 점이 있으면 있다고 진실하게 인정하고 고쳐도 모자란데 그를 잡기 위해서 전세계를 들쑤시고 다닌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단기적으로 국익에 손해가 될 수 있다. 우선 미국의 이미지에 먹칠이 되었으며 공개된 정보가 타국에 의해서 악용될 소지도 있다. 그런데 그렇다고 불법적인 행동이 합리화되는 것은 아니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스노든의 행위는 영웅적이라고 추앙받을 만하다.

세상은 이론적으로 돌아가지 않던가. 스노든이 미국의 체포를 피해서 꽤나 자유로운 언론을 차단하는 러시아로 피신했으니 말이다. 이런 것을 보면 미국이 러시아나 중국에 대해서 투명한 정부를 요구할 근거는 없다는 생각을 한다. 기껏해야 자신의 불법이 절 엄중하다고 같은 불법을 행하는 정부를 욕하는 꼴이랄까. 스노든 사건을 대처하는 미국정부를 보면 러시아나 중국정부와 전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업의 불법적인 행위라든지, 범죄집단에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 정부는 내부고발자를 십분 활용하다. 그런데 정부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내부고발자에 대해서는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한다. 기껏해야 적대국의 정부에게 간신히 살 곳을 받을 뿐이다. 물론 적법한 일을 누설하는 것은 분명히 불법이다. 문제는 불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을 시민들이 지켜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는 기밀이라는 허울 안에 계속해서 불법적인 일을 감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노든은 그러한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일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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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