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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고, 남들에 비해 탁월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탁월함은 사람들을 놀랍게 만든다. 그런데 이 탁월함이란 것이 어느 지엽적인 부분에 있어서 고도의 노력과 반복으로 단련된다는 자명한 사실을 <생활의 달인>을 알려준다. 652회에서는 탕수육의 달인, 폐지정리의 달인, 그리고 쌀국수의 달인이 나왔는데 특히 탕수육의 달인과 폐지정리의 달인이 이목을 끌었다.
첫 번째 나온 달인은 나주에서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는 석임이 달인이었다. 이 달인이 눈길이 가는 첫 번째 이유는 75세의 나이인데 혼자 일한다는 것이다. 물론 중국집의 규모가 크지 않아서 가능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요리하고 손님맞고 하는 일은 모조리 혼자하고 있는데 그 자체가 놀라운 사실이었다. 아마 규모를 늘리려고 작정했다면 이러한 방식을 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일단 가게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데는 성공한 것 같았다. 이렇게 현상유지에도 노력이 많이 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탕수육을 만드는 방식도 아주 손이 많이 간다. 우선 고기를 기계로 썰지 않고 75세의 할머니가 스스로 써신다. 그리고 보리잎으로 고기를 숙성시키는데 앞에서 언급했듯이 혼자 일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작은 것 하나 허수로 하는 경우가 없다. 이것이 많은 달인이 보이는 특징 중에 하나인데 디테일부터가 튼튼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외에도 맨드라미, 쌀뜨물, 말린 가지, 나주배, 소주, 밤, 콩물 등을 넣어가면서 고기와 소스를 만드는데 자신만의 레시피가 있다. 이러한 레시피는 달인이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가면서 창출한 것으로 충분히 ‘지식’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이 역시 많은 달인들이 보이는 특징 중 하나인데, 일에 매진하면서 연구활동을 통해서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기는 것이다. 이 노하우는 대개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고 오랜 세월을 통해서 쌓아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노하우와 작업이 합쳐졌을 때 달인이 탄생하고는 한다.
두 번째 나온 77세의 박병권 달인은 폐지수거의 달인이다. 매일같이 명동거리에 나와서 폐지를 수고하는데 폐지를 과학적으로 잘 쌓아서 무려 190cm 높이와 500kg에 달하는 무게의 폐지를 자그마한 리어카에 깔끔하게 쌓는다. 상자를 하나하나 펴서 쌓는데 짧은 시간 안에 무너뜨리지 않고 정말 잘 쌓는다. 그리고 그 거대한 리어카를 끌고 명동에서 종로까지 가는데 움직이는 것조차도 보통 노하우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가져온 폐지를 무게별로 파는데 대충 리어카에 쌓여진 폐지만 봐도 무게를 감으로 딱 맞추는 것을 보고 ‘경륜’의 무서움을 느꼈다. 그리고 77세의 몸을 이끌고 그 무거운 리어카에 폐지를 쌓고 옮기는 것을 보고 인간의 가능성의 무한함도 느꼈다. 몸은 너무 극단적일 경우를 제외하고는 움직인 만큼 발달하는 것 같다. 그리고 뇌의 경우에도 쓴만큼 작동하는 것 같다. 폐지수거 할아버지의 경우에 한번에 더 많은 폐지를 쌓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는 그 자신만이 알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러한 고민과 노력이 탁월함을 낳았다는 것이다. <생활의 달인>을 보면 이러한 모습을 확인하는 재미가 있다.
<생활의 달인>의 매력을 높여주는 것은 가장 중요한 출연자들뿐만 아니라 그 출연자의 모습을 목소리로 들려주는 나레이션이다. 이번 화에서는 양희은, 황인용, 임현식 선생님이 맡아서 나레이션을 했다. 양희은 선생님의 경쾌하고 힘있는 목소리, 황인용 선생님의 교양있으면서 부드러운 목소리, 임현식 선생님의 구수하면서 정겨운 목소리는 <생활의 달인>이 TV프로그램이지만 보는 맛뿐만 아니라 듣는 맛까지 돋구아 준다. 가끔 <생활의 달인>의 소재고갈을 걱정하게 된다. 만약에 꾸준히 달인급의 사람들이 많이 발굴된다면 이 목소리들과 계속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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