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우리새끼>

TV 2018. 12. 25. 01:33

20168월부터 방영되어 2년이 넘은 <미운우리새끼>는 아직도 건재한 시청률로 어느덧 장수예능프로그램의 반열에 들어서고 있다. 처음에는 <나혼자산다>에 아류라고 생각이 되었는데 이제는 다른 예능 <볼빨간 당신>같은 프로그램에 영향을 주는 등 <미운우리새끼>만의 정체성을 어느덧 확립하였다.


일단 <나혼자산다>처럼 싱글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관찰 예능이다. 이미 많이 회자된 것처럼 <나혼자산다>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어머니의 존재이다.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을 관찰하면서 여러 가지 주로 한탄을 하고 때로는 감탄을 하는 면에서 시청자는 큰 재미를 얻는다. 이 작다면 작은 차이가 <나혼자산다>와의 큰 차이를 만든다. 문제는 어머니의 역할인데 어머니들이 아주 프로 방송인처럼 처음부터 천연덕스럽게 이야기를 잘해서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김건모의 어머니, 박수홍의 어미니, 그리고 토니의 어머니 라인이 궁합이 아주 잘 맞는다. 어머니들의 리더인 김건모 어머니는 때때로 서장훈과 티격태격하지만 자신 만의 노선이 강한 카리스마 있는 역할이다. 박수홍의 어머니는 기본적으로 유()한 성격으로 분위기를 보듬어준다. 그리고 토니의 어머니는 개그감이 있다. 때로는 허튼소리같은 농담을 하는데 그것이 나름 유쾌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산다. 이러한 기본적인 어머니 라인 3명이 축을 형성하여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만들었다.


그런데 프로그램이 100회가 넘다보니 소재가 고갈되고 식상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제작진에서는 여러 고민을 하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118회에서는 홍진영의 어머니가 출연하였다. 홍진영이라는 여성 게스트도 새로운 시도였는데 그 여성의 어머니가 출연함으로써 색다름을 추구하였다. 그동안 김건모, 박수홍, 토니 어머니를 제외하고 나온 허지웅, 이상민, 김종국의 어머니 모두 아들의 어머니였다. 그래서 아들의 어머니만 등장하다보니 아들만 생각하는 예전 방식의 사고방식이 판을 쳐서 불편한 적도 있었다. 그런 면에서 딸의 어머니의 등장은 이를 조금은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중요한 시도였다고 본다.


그리고 <미우새>는 연예인이라는 한정된 풀에 한계를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김제동, 허지웅, 이상민, 임원희, 배정남 등등의 연예인을 교체 투입시키기도 했지만 그들의 일반인 지인들도 출연시켜서 폭을 넓혔다. 예를 들어, 김건모 동생 및 조카, 박수홍 아버지, 윤정수 삼촌 등등이 나오면서 프로그램의 수명을 연장시켰다. 최근에는 홍진영의 언니가 등장하여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 식상함을 줄이기 위해서 초대손님을 부르고 있다. 결혼여부를 불문하고 나오는데 각각의 사정에 맞게 동감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쏠쏠한 재미이다. 물론 그들이 주인공은 아니고 그들의 삶을 관찰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신에 개봉한 영화나 출시한 노래를 홍보하는 것이 아닌 그저 사는 이야기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는 것이 <미우새>의 중요한 구조적인 특징이다.


기본 진행자인 신동엽-서장훈 라인도 튼튼하다. 오랜 방송 경험이 있는 신동엽이야 그렇다쳐도 서장훈도 진행능력이 출중하다. 물론 <미우새>에서는 서브역할인데 그 역할을 아주 잘 하고 있다. 자신의 역할일 서브역할인데 주인공처럼 행세하면 프로그램이 흐름이 제대로 흘러가지 않는데 서장훈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여 프로그램을 살리고 있다.


이러한 제작진의 노력과 튼튼한 기본 진행에도 불구하고 근심걱정은 남는다. 더 이상 포맷과 진행자들이 신선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때 파격적이었던 부분들이 이제는 매우 식상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 앞으로 이 프로그램이 <나혼자산다>처럼 더 롱런할 수 있을 지는 아마도 더욱 더 참신한 소재가 필요할 것 같다. 문제는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TV'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워서 남줄랩> 김보통편  (0) 2019.01.06
<세계테마기행>  (0) 2018.12.31
<외계통신>  (0) 2018.12.22
<불후의 명곡>  (0) 2018.12.12
<와썹맨>  (0) 2018.12.06
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