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이란 무엇인가>

Book 2018. 5. 31. 02:58


백의민족,’ ‘한민족,’ ‘배달의 민족,’ 등등 민족이라는 말을 꽤 많이 쓰고 있지만, 민족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생각보다 대답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민족은 인종과 유사한 개념이지만 동일한 개념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국가와도 많이 겹치는 개념이기는 하지만 국가가 꼭 민족이라고 말할 수 없다. 우리가 말하는 한민족이라고 말하고 생각하는 개념을 알려면 민족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르낭의 <민족이라는 무엇인가>는 이에 대한 부분적인 해답을 던져준다.

 

르낭은 민족이라는 개념을 심도있게 고찰했다. 특히 유사개념과의 비교를 통해서 르낭은 민족에 대한 개념을 구체화했다. 그는 우선 이익공동체와 민족과 비교한다. 르낭은 이익공동체와는 달리 민족은 감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둘째, 지리적인 특성을 고려했다. 물론 지리적인 구성이 민족을 구성하는데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말했다. 셋째, 왕조와 비교했는데 민족은 왕조와 상관관계가 높지만, 같은 왕조에 있다고 구성원이 다같은 민족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았다. 넷째, 가장 흔히 생각하듯 생물학적 종족을 기준으로 민족을 나눌 수 있는데, 르낭은 순수혈통은 없다고 말했다. 다섯째, 언어의 경우를 고려하였다. 르낭은 주인과 노예가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는 인종이 다를 경우 같은 민족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피력하였다. 마지막으로 종교를 생각했다, 이는 쉽게 파악되는 것이 인도네시아 이슬람 사람이랑 사우디 이슬람 사람을 같은 민족이라고 볼 수 없다.

 

이렇게 비교를 하여 민족의 개념을 부각시키고, 르낭은 민족은 하나의 "영혼이고 정신적인 원리"라고 주장하였다. 영혼이라는 보이지 않은 개념을 통해 민족을 구체화하다보니 불분명함이 있지만 이는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 그리고 이 영혼은 역사를 통해서 발전된다. 르낭은 민족은 패배를 통해 더 잘 형성된다고 말했다. 이는 유태인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유태인들은 오랜 시간 배척받으며 살아왔는데, 이러한 경험들이 더욱 더 민족에 대한 결집을 가져온 것이다. 아마도 핍박받은 경험을 통해 영혼이 더 단련되어 유태인이라는 민족으로 완성되었다.

 

이 책은 3개의 장으로 되어있다: <1. 프랑스와 독일의 전쟁>, <2. 민족이란 무엇인가>, <3. 에르네스트 르낭읽기-옮긴이가 쓴 부분임> 내가 생각하기에는 <민족이란 무엇인가>를 먼저 읽고, 그리고 <에르네스트 르낭에 대한 옮긴이의 해제 부분>을 읽고 마지막으로 <프랑스와 독일의 전쟁>을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민족이란 무엇인가는 특별한 배경 지식 없이도 민족에 대한 르낭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첫째 장은 르낭이 살았던 당시의 사회적 배경을 알면 더 잘 알 수 있기 때문에 르낭에 대한 해제를 읽으면 첫째 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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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