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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갓집에 가서 아내가 아마도 초등학교 때 읽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집을 발견하고 읽었다. <넌 나의 마법을 풀어줄 사랑의 공주님이야>라는 시집으로 시집을 모두 읽은 결과 대략 93~94학번의 연극영화과 학생인 김서희씨가 쓴 글이다. 한편으로는 오그라드는 느낌을 받았고 한편으로는 그 때는 그랬었지하면서 90년대 때일을 회상하게 되었다. 2019년인 지금 아마도 작가는 40대 중반의 나이가 되어있을 탠데 지금 이 시를 읽으면 어떠한 느낌일지 모르겠으나 20대 초반에 느꼈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시들이었다.
90년대 생각이 물씬 나는 시는 <노래방에서>이다.
노래방에서
노래방에 갔어.
우린 서로에 대한 마음을 노래로 표현하기로 했지.
내가 먼저 이승환의 ‘너를 향한 마음’을,
헌데 너는 변진섭의 ‘미워서 미워질 때’를...,
장난이려니 하고
난 듀스의 ‘나를 돌아봐’를 불렀더니
넌 홍서범의 ‘구인광고’를,
아니 세상에 나를 옆에 두고 어떻게 그런 노래를...?
내가 마지막으로 부른 ‘질투’에
넌 김수철의 ‘정신차려 이 친구야’로 마무리를 했지.
씩씩대며 노래방을 나오며 혼잣말로,,
(두고 봐라! 다음에 오면
현철 아저씨의 ‘싫다 싫어’를 불러줄 테다.)
이승환, 변진섭, 듀스, 홍서범까지 이름을 듣기만해도 90년대 초반이 느낌이 물씬 나는 이 시를 보면서 예전 생각에 잠길 수 있었다.
김치
김치를 무지 싫어하는 너
그래서 나중에 자기 부인될 사람은
김장 안해도 도리 거라고 생각해왔다나.
하지만
나는
김치를 너무 좋아하는걸.
김치볶음밥, 김치찌개, 김치라면, 김치햄버거까지
너무 맛있지 않니?
-아니 전혀...
김치에 손도 안대던 너
어느 날부턴가 김치볶음밥을 너무 잘 먹는 거 있지.
웬일이야?
-사랑은 입맛까지 변화시키나봐.
김치 취향을 통해서 상대방에 대한 생각을 말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요즘은 많이 하지 않는 김장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약간 옛날 느낌이 났다. 그것도 부인이 김장을 할 필요가 없다는 예전치고는 나름대로 신식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를 문구가 흥미로웠다. 이 외에 도 보면 솔직하고 옛날 생각 듬뿍나는 시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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