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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학부시절 들었던 강의의 교재로 사용했었던 교과서를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되었다. 벌써 15년 넘는 일인데 그동안 단 한번도 다시 읽지 않았다. 다시 읽는데 정말 처음보는 내용같았다. 사람은 역시 망각의 동물이다. 그리고 내용을 숙지하고 체내화하기 위해서는 반복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또한 이 무한한 지식을 모두 체내화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 때 그 때 계속 읽어가고 다만 아이디어를 첨가하여 자신만의 지식을 구축해야 한다는 생각을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을 보고 느꼈다.
<경제사>라고 하면 어쩌면 자본주의의 역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전에도 경제는 있었다. 지금처럼 자본이 세상의 원리가 된 것은 인류의 역사상 최근의 일이지만 그 전에도 경제는 우리 삶에 중요한 축으로 역할을 해왔다. 책에서는 기본적으로 경제를 바라보는 사관을 우선 이야기하고 그 후 고대생산양식부터 중세봉건시대, 중상주의의 발전, 자본주의 도약, 산업혁명 그리고 대공황까지의 일을 세계사적인 입장에서 교과서적으로 설명했다.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우리가 지금 평범하게 쓰고 있는 단어의 역사적 어원을 알 수 있어서 이다. 우리가 쓰는 여러 단어는 들은 각기 역사적인 배경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을 뜻하는 컴퍼니(company)라는 단어는 영국에서 나왔다. 영국의 경우 양모수출을 목적으로 한 상인조합이 조직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점차 직물업이 발달하여 상인이 모직물공업질르 흡수하여 객주제 가내공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인들이 조합을 만들 었는데 라이버리 컴페니(Livery company)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러한 조직이 현대 회사의 원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읽으면서 흥미롭게 본 부분은 영국의 융성과 쇠퇴이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곳 답게 영국은 19세기 지구의 최강자였다. 각종 산업에서 선두를 달렸다. 예를 들어, 1878년 화학공업 46%의 비중이 영국 몫이었고, 면업의 경우에도 1834년 69% 등등 1820년에는 세계 공업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한다. 우선 영국의 위상이 정말 “해가지지 않는 나라”라는 말이 맞을 정도였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지금이야 브렉시트로 난항을 겪고 있는 유럽의 한나라에 불과하지만 한때는 세계를 호령했던 국가였음을 실감케하는 생산량이다. 문제는 이러한 수치를 도대체 어떻게 구했냐는 것이다. 지금이야 세계은행이나 OECD같은 국제기구에서 객관적인 수치를 구하는 노력을 하고 있고 이는 국제적으로도 통용되고 있다. 그런데 19세기의 생산량 같은 것은 어떻게 측정하는지 모르겠다. 물론 그것을 하는 것이 역사학자가 하는 일이기는 하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예전 역사적인 자료가 미비한 상태에서 어떻게 영국의 생산량이 세계의 50%가 되게 되는지 알고 싶다.
그리고 생경한 단어들도 많이 접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보나파르티즘(Bonapartism)이란 나폴레옹 3세 하의 프랑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브르조아와 프로레타리아의 세력이 균형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중간적인 소시민적 사회층을 기반으로 독재적인 국가권력이 성립된 상태라고 한다(200쪽). 요맨(yeoman)이라는 개념도 있다. 잰틀맨(gentelman)과 허즈밴드(husband: 농민)의 중간에 위치하는 신분이라고 한다. 요맨이라는 개념자체라는 것도 놀랍지만 허즈밴드가 남편이 아니라 농민의 뜻도 있다는데 놀랐다. 물론 몰라도 사는데 지장은 하나도 없다. 알아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는 일은 전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소한 사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물론 경제의 역사를 배운다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중무역전쟁이나 일본의 무역조치에 직접적으로 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역사를 배워 지금을 살아가는 혜안을 얻을 수 있지 않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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