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Book 2019. 2. 7. 22:52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극본으로 보기 전에 먼저 영화로 먼저 보았다. 말론 브란도(Marlon Brando), 비비안리(Vivien Leigh)의 열연이 돋보이는 명작으로 영화로도 충분히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지만 더 깊이 세세하게 작품에 대해 알려면 역시 원작을 읽어야 한다. Tennessee Williams<A Streetcar, Named Desire>는 인물에 대한 깊은 감정은 물론이거니와 그 당시 상황을 잘 보여주는 수작이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핵심인물은 블랑쉬(Blanche)와 스탠리(Stanley)이다. 블랑쉬는 스탠리의 부인인 스텔라(Stella)의 언니이다. 블랑쉬는 예전에는 잘 살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은 집의 딸로서 엎친데 덮친격으로 결혼에 실패하고 매춘부 생활을 하다가 그마저도 제대로 되지 않아서 뉴올리언즈에 있는 동생 스텔라의 집에 찾아가게 된다. 블랑쉬는 연거푸 다가온 어려운 일에 제정신이 아닌 상태이다. 특히 지금의 몰락한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이다. 어렸을 적 잘 살았었을 때 영위하였던 고고한 삶의 스타일을 유지하려 하지만 그렇지 못한다. 그런데 이에 대해 동생인 스텔라를 한심히 여기기도 한다. 블랑쉬의 감정상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인 경우를 겪고 있다. 이러한 간극을 극복하지 못하고 현실을 도피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요즈음 같은 경우에는 현실의 고달픔을 게임으로 잊는 경우도 있고, 드라마에 몰입하면서 잊는 경우도 있다. 블랑쉬에게 현실을 잊게 할만한 조그마한 취미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취미조차도 돈이 든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쉽지 않은 기대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상과 현실의 간극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 글귀가 대사로 나와있다.

 

Blanche: They told me to take a street-car named desire, and then tranfer to one called Cemeteries and ride six blocks and get off at-Elysian Fields!

Eunice: That’s where you are now.

Blanche: At Elysian Fields?

Eunice: This here is Elysian Fields.

 

세상의 이치에 따르면 욕망을 채워주는 이상향은 죽어서야 가능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면 그렇게 바라던 이상향이 현재 지금 이 자리에도 가능하지 않을 까한다. 물론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같은 이야기같지만 세상을 보는 것은 마음에 있는 것이 아닐까한다. 왜냐하면 완벽하게 이상적인 곳은 이 세상에 없을태니까 말이다. 이 사실만 깨닫는다면 블랑쉬도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지 않을까한다. 그리고 이 사실은 현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어느 정도 적용될 수 있다.


스탠리는 블랑쉬와 아주 다른 가치관과 취향을 가지고 있다. 스탠리와 그의 부인 스텔라는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나름 잘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질적인 취향의 블랑쉬가 들어오면서 갈등이 촉발된다. 스탠리는 블랑쉬가 샤워를 1시간이나 하고 입맛에 맞지 않는 랜턴을 가져와 꾸미는 것을 보면서 못마땅해 한다. 그리고 스탠리가 가지고 있는 취미를 경멸하는 듯한 블랑쉬의 태도를 못마땅해한다. 이를 보면서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 살아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취향이 다른 사람끼리 같은 공간에 있으면 짧은 시간은 어떻게든 버텨보겠지만 길게 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결혼생활이 어려운 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20년 넘게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 둘이 만나 같이 산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인지 1인 가족의 증가는 어쩌면 개인의 행복추구를 극대화하는 과정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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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