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근존 <송근존의 미국대통령 이야기1>

Book 2021. 7. 30. 00:08

21세기 최강대국이 미국이라는 것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그 최강대국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미국은 대통령제의 국가이므로 대통령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인지 우리에게도 낮설지 않은 인물들이 있다. 예를 들어, 워싱턴, 링컨같은 역사적인 인물부터 트럼프나 바이든 같이 최근 대통령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지금 미국의 모습을 만든 여러 대통령이 있다. <송근존의 미국대통령 이야기1>에서는 이미 누구에게나 유명한 워싱턴과 링컨을 물론이거니와 미국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만 우리에게 덜 알려진 제퍼슨이나 잭슨, 그리고 아마도 미국인도 잘 알지 못하는 포크까지 5명의 대통령을 이야기했다. 물론 이 5명이 미국의 모든 역사를 이야기하지 않지만 중요한 길목에서 큰 역할을 해서 이들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꼭 역사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람들이 각기 다른 성격을 가졌듯이 대통령도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은 약간 수줍은 스타일의 성격이었나보다. 그는 남들 앞에서 연설을 하기보다는 편지로소통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글을 무척 잘썼다고 한다. 토마슨 제퍼슨이 대통령으로 재임했던 1801년부터 1809년에는 전화기도 없었던 시절이다.(전화기는 참고로 1876년에 발명되었다.) 이 시절 상황을 생각해보면 글도 꽤 괜찮은 소통 방법이었던 것 같다. 연설을 한다고 하더라도 대중매체가 제대로 없었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매우 한정되어 있었다(라디오는 참고로 1896년에 발명되었고 티비는 1927년에 발명되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그의 편지통치도 꽤 괜찮은 방법이 아니었을 까하는 생각을 한다. 시대에 맞는 통치술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물론 연설도 했지만) 트위터를 쓴 것을 생각하면 역시 시대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엔드류 잭슨 대통령 부분도 흥미로웠다. 잭슨 대통령은 미국 20달러 화폐의 주인공이다. 근래 20달러에 Harriet Tubman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잭슨 대통령이 원주민을 학살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잭슨이 20달러에 있는 이유가 있는데 우선 영국과의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서민출신이었다. 그 전 대통령들이 잘 사는 귀족같은 사람들 출신이었는데 그는 적수공권으로 출세해서 대통령이 되었고 당시 많은 서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트럼프도 이러한 아웃사이더 이미지를 받들 고자 잭슨대통령의 초상화를 집무실에 두기도 했다) 잭슨 대통령은 잘 사는 사람들로 구성된 정부를 타파하고자 엽관제를 도입하는데 이로서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정부에 기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시간이 흘러 매관매직의 원인이 되고 가필드 대통령이 암살당하는 이유가 되는등 문제가 생겨서 직업공무원제로 가게 된다. 그런데 당시의 상황을 모르면 잭슨 대통령이 왜 엽관제를 도입했는지를 모를 수 있다. 같은 제도라도 언제 어떻게 시행했느냐에 따라서 효과가 다를 수 있다.

이 책을 보면서 가장 수확이라면 제임스 포크 대통령을 알게 된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포크라는 대통령이 있는지도 몰랐다. 그는 1845년부터 1849년 단임으로 재임한 대통령이지만 그의 성과는 꽤 있었다. 그의 업적 중 하나는 오리건과 텍사스 지역을 미국의 영토로 만든 것이다. 사실 미국이 1776년에 독립을 선언하지만 그 후로 영국과 싸운다. 그런데 1846년까지 오리건은 영국이 통치하고 있었다. 그런데 포크대통령에 의해서 이 서부지역이 미국령화된 것이다. 그리고 텍사스는 멕시코로부터 분리되어 미국이 된다. 이러한 영토확장의 계기가 되어 미국은 제국의 길을 걷게 된다. 이를 보면 단한사람이 제국을 만든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노력이 필요한 것을 알 수 있다.

 

posted by yslee

<미국을 알면 영어가 보인다>

Book 2018. 10. 24. 01:31

미국 유학가기 전에 읽었던 <미국을 알면 영어가 보인다>를 유학을 마친 후에 다시 읽어보았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예전에는 별 흥미없이 읽었던 책인데 다시 보니, 몰랐던 부분에서는 경탄을 하면서 읽었다. 특히 지명의 어원에 대해서 흥미롭게 읽었다. 워낙 다양한 문화들이 혼재하며 발전한 나라다 보니, 원래 토착민들(Seattle, Arizona 등등), 영국(New York, Lansing 등등), 프랑스(Juneau, Boise 등등), 스페인 혹은 멕시코(Santa Fe, Sacramento 등등) 등 각종의 언어, 나라에서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미국을 알면 영어가 보인다> 제목은 과도한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영어를 깨달게 되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것 같고, <50개 주를 통해 이해하는 미국>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책을 보면서 역사에는 우연의 요소가 강하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일본의 경우에는 지명을 사람이름으로 쓰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역사가 비교적 짧다보니 지명에 사람이름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그 이름도 대개 오래된 위인의 이름이 아니라 당시 활약했던 사람들의 이름을 썼다. 대표적인 것이 워싱턴(Washington)이 되겠다. 워싱턴이야 존경받는 건국의 아버지이므로 그렇다고 이해해도 생각해봐도 지명을 받을 정도는 아닐 것 같은 사람들도 지명이 된 경우도 많았다. Joseph Juneau의 이름을 딴 Jeneau라든지

Kit Carson의 이름을 딴 Carson city, Walter Raleigh의 이름을 딴 Raleigh는 그 사람들의 업적에 비해서 높게 쳐져서 도시명이 된 경우다. 그 가문 사람들이야 자긍심이 있겠지만, 더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름이 지명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본 책은 기본적으로 미국 50개 주를 통해서 미국을 이해한다. 각 주당 정확히 4장을 할당했는데 장점과 단점이 있었다. 단점으로는 할 말이 많은 중요한 주(뉴욕이나 켈리포니아)의 경우에는 그 내용을 충분하게 담지 못했다. 그리고 할 말이 적은 주의 경우에는 흥미롭지 않은 중요하지 않은 사실까지 담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점은 주의 중요성과는 관계없이 균일하게 페이지를 할당함으로써 그동안 비중있게 다루어지지 않은 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단점보다 장점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와이오밍이나 노스 다코타 같은 관심없었던 주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그런데 매개가 되는 형식이 조금 아쉬웠던 책이기도 했다. 이원복 교수가 책임제작을 하고 직접 그리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원복 교수의 특유의 그림체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실망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이원복 교수의 그림체 자체 엄청나게 잘 그리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책의 그림을 맡은 덕성여대 시각디자인과 28명은 이원복 교수보다 훨씬 못 그렸다. 이원복 교수의 그림체는 내용에 집중하기 적당한 그림체인데, 이 책의 그림체는 내용의 이해를 방해하는 수준이었다. 다른 과도 아니고 시각디자인과라고 하는데 아쉬웠다.

또한 내용도 유기적이지 못하고 사실을 그저 너무 단순하게 나열하는 수준이었다.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부터 <현대문명진단>까지 많은 저서가 명저로 거듭난 것은 이교수가 사실들을 소화한 후에 그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성이 탄탄하고 논리적이다. 그래서 독자들은 이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일단 이 책 <미국을 알면 영어가 보인다> 추측건데 학생과제를 모은 것을 기반으로 책을 출간한 느낌이다. 28명의 학생들이 모이다 보니, 각 주의 분량 외에는 통일성이 부족했다. 또한 내용도 책에서 밝힌 것처럼 <The World Almanae and Books of Facts 2002>를 그림으로 형상화 한 것 밖에 없는 느낌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원복 책임제작이라는 단어가 너무도 아쉬웠다. 만약에 이교수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까지 실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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