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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가기 전에 읽었던 <미국을 알면 영어가 보인다>를 유학을 마친 후에 다시 읽어보았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예전에는 별 흥미없이 읽었던 책인데 다시 보니, 몰랐던 부분에서는 경탄을 하면서 읽었다. 특히 지명의 어원에 대해서 흥미롭게 읽었다. 워낙 다양한 문화들이 혼재하며 발전한 나라다 보니, 원래 토착민들(Seattle, Arizona 등등), 영국(New York, Lansing 등등), 프랑스(Juneau, Boise 등등), 스페인 혹은 멕시코(Santa Fe, Sacramento 등등) 등 각종의 언어, 나라에서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미국을 알면 영어가 보인다> 제목은 과도한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영어를 깨달게 되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것 같고, <50개 주를 통해 이해하는 미국>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책을 보면서 역사에는 우연의 요소가 강하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일본의 경우에는 지명을 사람이름으로 쓰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역사가 비교적 짧다보니 지명에 사람이름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그 이름도 대개 오래된 위인의 이름이 아니라 당시 활약했던 사람들의 이름을 썼다. 대표적인 것이 워싱턴(Washington)이 되겠다. 워싱턴이야 존경받는 건국의 아버지이므로 그렇다고 이해해도 생각해봐도 지명을 받을 정도는 아닐 것 같은 사람들도 지명이 된 경우도 많았다. Joseph Juneau의 이름을 딴 Jeneau라든지
Kit Carson의 이름을 딴 Carson city, Walter Raleigh의 이름을 딴 Raleigh는 그 사람들의 업적에 비해서 높게 쳐져서 도시명이 된 경우다. 그 가문 사람들이야 자긍심이 있겠지만, 더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름이 지명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본 책은 기본적으로 미국 50개 주를 통해서 미국을 이해한다. 각 주당 정확히 4장을 할당했는데 장점과 단점이 있었다. 단점으로는 할 말이 많은 중요한 주(뉴욕이나 켈리포니아)의 경우에는 그 내용을 충분하게 담지 못했다. 그리고 할 말이 적은 주의 경우에는 흥미롭지 않은 중요하지 않은 사실까지 담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점은 주의 중요성과는 관계없이 균일하게 페이지를 할당함으로써 그동안 비중있게 다루어지지 않은 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단점보다 장점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와이오밍이나 노스 다코타 같은 관심없었던 주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그런데 매개가 되는 형식이 조금 아쉬웠던 책이기도 했다. 이원복 교수가 책임제작을 하고 직접 그리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원복 교수의 특유의 그림체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실망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이원복 교수의 그림체 자체 엄청나게 잘 그리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책의 그림을 맡은 덕성여대 시각디자인과 28명은 이원복 교수보다 훨씬 못 그렸다. 이원복 교수의 그림체는 내용에 집중하기 적당한 그림체인데, 이 책의 그림체는 내용의 이해를 방해하는 수준이었다. 다른 과도 아니고 시각디자인과라고 하는데 아쉬웠다.
또한 내용도 유기적이지 못하고 사실을 그저 너무 단순하게 나열하는 수준이었다.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부터 <현대문명진단>까지 많은 저서가 명저로 거듭난 것은 이교수가 사실들을 소화한 후에 그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성이 탄탄하고 논리적이다. 그래서 독자들은 이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일단 이 책 <미국을 알면 영어가 보인다> 추측건데 학생과제를 모은 것을 기반으로 책을 출간한 느낌이다. 28명의 학생들이 모이다 보니, 각 주의 분량 외에는 통일성이 부족했다. 또한 내용도 책에서 밝힌 것처럼 <The World Almanae and Books of Facts 2002>를 그림으로 형상화 한 것 밖에 없는 느낌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원복 “책임제작”이라는 단어가 너무도 아쉬웠다. 만약에 이교수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까지 실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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