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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학을 연구하는 나로서 사회전반적인 문제가 다 관심사이다. 물론 사회전반적인 문제는 사회학에서 가장 잘 다루지만 정부가 여기저기 일을 하기 때문에 사회에 대한 이해를 아주 필수적이다. <한국사회 이해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여성문제, 정보화 시대, 생명과학기술문제, 인권문제, 미국문제, 환경문제, 노동문제, 복지, 통일, 시민단체 등의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글을 썼다. 흥미로운 것은 이 책이 나온 것이 2004년이라는 것이다. 지난 15년 동안 세상은 많이 변했는데, 어떠한 문제는 변함이 없고, 어떠한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고, 어떠한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전혀 변화가 없는 것은 통일문제이다. 우선 통일이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내용적인 면에서는 변화가 늘 있어왔지만 남북한 문제는 결과는 동일하다. 분단이다. 이 책이 쓰여진 2004년 이후로 대통령이 4명이 있었다.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다. 정상회담을 하기도 하고 냉각기를 겪기도 하고 미국 대통령이 만나기도 해도 변하지 않았다. 나는 앞으로도 김정은이 갑자기 죽지 않는 한 계속 이 분단상태가 갈 것 같다. 문재인 정부에서 정말 참을성을 가지고 북한과 대화를 하려고 하는데도 미사일 쏘는 것을 보면 도무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문제가 많이 나아진 부분은 아마도 미국과의 관계이다. 아마도 이 글이 쓰여질 때가 노무현 정권 때여서 그런지 모르겠으나(때마침 그 때는 미국은 강경의 부시정권) 미국과 우리나라와의 관계가 썩 좋다고 볼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 당시 있었던 ‘효순이 미선이’사건의 영향이어서 그런지 우리나라에 주둔한 미군에 대한 감정이 좋지 못했다. 그 후 우리나라에서 미군이 많이 떠났다. 서울이북을 책임지던 미2사단이 나갔고, 미군재편으로 인하여 많은 미군부대가 문을 닫고 평택으로 모이게 되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미군이 사고를 덜 치는 모양새가 되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주둔비를 올리겠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 등 갈등의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의 후계자인 문재인 정부는 미국에 대해서 철저히 비위를 맞추는 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과의 갈등이 있고 북한문제에 있어서 미국의 협조가 절실한 마당에 미국과 갈등을 보이면 큰 어려움이 닥칠 것이기 때문인데, 그런 점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속으로는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문제가 심각해진 것은 젠더문제이다. 여성문제가 이슈화된 것은 오래 전 일이지만 최근에 더 첨예해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이 갈등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이 갈등은 우리 사회가 더 건강해지려는 통증이라고 본다. 누구나 양성이 평등해야 한다는 명제에는 동의할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인데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려면 갈등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보화 시대에 대한 논의는 지난 15년 동안 사회가 워낙 많이 발전하여 이제 당연한 이야기가 되었다. 이 책의 정보화 시대에 대한 글을 15년 전에 읽었을 때라면 인터넷은 있었지만 정보화 시대가 완연하지 않아서 내용이 진단의 성격이 있었는데 같은 내용이지만 지금은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회고의 느낌이 난다.
이 책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지난 15년 동안 새롭게 생긴 문제도 있다. 바로 미세먼지문제이다. 환경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지만 중국으로 인하여 발생된 환경문제는 그동안 생긴 문제 중 하나이다. 예전에도 환경문제가 국내문제가 아니라 국제문제인 것을 논의했지만 그것은 이론적인 문제였다. 하지만 지금은 피부에 닿는 현실적인 문제가 되었다. <한국사회 이해의 새로운 패러다임>류의 사회과학도서는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문제를 다루면서 계속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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