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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은 2008년에 처음 방영을 시작해 10년이 넘게 꾸준히 시청자들을 찾고 있다. 가끔 삶이 힘들 때 보면 효과적인 프로그램이 <극한직업>이다. 극한직업 526회도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고, 스스로의 반성의 시간을 갖게 했다. “그동안 얼마나 나태하게 살았는가!”, “너무 쉽게 지치는 것은 아닌가!”라는 자성의 시간을 갖게하는 시청시간이었다.
우선 김포에서 은수저를 만드는 사람들이 나왔다. 그동안 은수저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냥 주물을 하나 두고 은을 넣고 건조시키면 되는 것이 아닌 가하는 안이한 생각을 했었다. 특히 근래 3D프린터의 시대이므로 아주 쉽게 만들 수 있는 물건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청을 하고 나서 나의 잘못된 고정관념은 완전히 바뀌었다. 은수저는 생각보다 훨씬 손이 많이 간다. 물론 이번 화에 나온 은수저가 명품, 고급 은수저여서 그럴 수도 있다.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1,000도의 뜨거운 불에 은을 녹이고 형태를 만들고 모양을 만드는 일에 계손 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게다가 고급 은수저이기 때문에 문양을 넣는다. 그 문양을 전문가가 와서 일일이 세공한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이었다. 그리고 작업의 특성상 손과 팔의 피로도가 크게 느껴졌다. 아주 쉽게 아무 생각없이 사용하는 은수저가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생각하니 세상이 달리보였다.
은수저 공장이 특별했던 것은 아버지이 직업을 아들이 잇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회에서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으면 지탄의 대상이 되고는 한다. 예를 들어, 재벌, 모자동차 회사 노조의 경우나, 지하철 공사 노조의 경우가 그러하다. 그런데 이러한 남들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 일의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아버지의 직업을 가업을 물려받음으로써 경험이 전수가 된다. 이것은 부를 세습하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 흔히 말하는 암묵지가 전수되기 때문이다. 이는 책으로는 표현이 안되는 어떠한 노하우인데, 활자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같이 일하면서 감과 경험으로 터득해야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가업으로 이어가면서 더욱더 기술이 꽃 피울 수 있다.
은주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과정을 거쳐야 산출된다. 학창시절 생각하는 누런색 주전자가 아닌 고급 은주전자여서 그런지 손이 엄청나게 많이 갔다. 게다가 그 과정이 상당히 세분화 되어 있었다. 절대 한 번에 할 수 없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주전자가 탄생한다. 은주전자 공장의 가장 높으신 분은 은주전자만 무려 40년 넘게 만드신 숙련공이다. 마스터로서 은의 특성을 정확히 알고 있고 물건을 대하는 책임지는 자세는 분야는 다르지만 꼭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가 일에 집중하는 모습도 너무나도 멋있었다. 그런 그가 만드는 은주전자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예술품이라고 보아야 한다.
또한 눈여겨 볼 점은 근로환경이다. 근로환경이 좋지는 않았다. 특히 숯판을 만드시는 분은 매일 숯가루를 마시면서 일을 하고 계셨다. 물론 마스크를 쓰고 일하고 있었지만 많은 먼지를 마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뜨거운 숯판을 품질이 잘 되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몇 개 되지 않는 장갑을 끼고 옮기는 장면이 나왔다. 물론 그들의 파이팅 넘치는 프로정신은 당연히 본 받아야 하지만 좀 더 나은 근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정부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생산자분들은 제품 제조에만 집중해서 자신의 몸이 상하는 것을 그저 방치하는 것 같았다. 물론 일을 하다보면 몸은 궁극적으로 상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그 약화의 속도나 강도를 약화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과학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도움을 주었으면 하다.
가끔 지나가다 혹은 차를 타고 주위를 보다 공장을 보면 도대체 무슨 공장일까하는 생각을 간혹한다. 공장은 대개 가치가 창출되는 곳이다. 물론 기계가 많은 일은 하기는 하다. 하지만 사람의 노동은 필수불가결이다. 이번 <극한직업>편 역시 노동의 참된 가치를 알게 해주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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