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로 먹고살기>

Book 2018. 4. 23. 02:10


누구나 글을 쓴다. 나의 경우에는 학술적인 글쓰기를 주로 한다. 하지만 때로는 대중적인 글쓰기를 하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현학적인 표현을 하지 않더라도, 혹은 전문용어를 쓰지 않더라도, 정보를 전달할 수 있고, 통찰력을 보여주는 글을 쓰고 싶을 때가 있다. <칼럼니스트로 먹고살기>를 보고 나서 느낀 점은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지만, 좋은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다는 자명한 진리이다.

 

학사과정, 석사과정 그리고 박사과정을 마칠 때까지 꾸준히 학술적인 글을 쓰는 것을 단련해왔다. 어떻게 하면 나의 아이디어를 남에게 설득력있게 쓰느냐에 대해 배우고 또 실습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온 논문들은 박사학위를 소지한 심사자들에게 평가를 받는다. 대중적인 글쓰기는 학위처럼 자격증이 있는 것은 아니다. 대신 대중의 검증을 받는다.

 

누구나 컬럼을 쓸 수 있지만, 수많은 대중들의 혹독한 심판을 거치며 글을 인정받게 된다. 그리고 한 분야에 꾸준히 글을 쓸 경우에는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다. 이러한 지난한 과정을 거치는 동안, 칼럼니스트들은 고민하고, 연구하고, 글을 쓰고 또 고친다. 학문적인 글쓰기의 경우에는 지도교수도 있었고, 심사자들의 구체적인 평가가 있다. 이에 반해 컬럼니스트들은 스스로 배워나가야 하고 길을 개척해가야 한다. 게다가 대중들은 가끔 여과없이 글을 평가하기도 한다. 글을 제대로 못쓸 경우에 학술적인 글쓰기는 대체로 점잖게 타이른다(물론 가끔 아닌 경우도 있지만). 그런데 컬럼의 경우에는 대중은 쓰레기라는 단어를 쉽게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심지어 대중의 생각과 다른 논조를 보일 경우에도 상당한 비판을 받을 각오를 해야한다. 이 경우, 컬럼리스트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엄청날 것이다. 그래서 더 외로울 것 같다.

 

학술적인 글쓰기나 컬럼을 쓰는 것이 공통점은 둘 다 글쓰는 것이다. 그리고 둘다 좋은 글을 쓰는 것은 어렵다. 많이 보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오래된 글쓰기 왕도가 그나마 좋은 글을 위한 첩경일 것이다

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