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과학하기 나가오카 유카와>

Book 2018. 3. 28. 02:28


이 책은 일본인 근대 과학자 1세대인 나가오카 한타로(長岡 半太郞)와 일본인 첫 노벨상 수상자인 유카와 히테키(湯川 秀樹)에 대한 짧은 전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노벨상 수상자가 김대중 대통령 한분이다. 물론 평화상도 아주 중요한 상이지만, 과학계에 아직 상이 없다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그동안 일본은 9명의 물리학상(일본계 미국인까지 합치면 11), 7명의 화학상, 4명의 의학상을 받았다. 물론 노벨상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세계적인 수준인 학문을 닦았다는 점은 인정할 수 없다. 책은 나카오카가 처음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고 고뇌한 모습을 그렸다. 그리고 나카오카보다는 늦게 태어난 유카와는 일본학문의 주변성을 자각하고, 어떻게 하면 자기 학문을 할 수 있는지 고뇌하는 모습을 그렸다. 현대적인 의미에서 과학은 서양과학이다. 그래서 동양의 여러 국가들은 20세기 들어 서양을 추종하고 따라하는데 급급했다. 하지만 일본은 나름 자체적인 영역을 구축한 것 같다. 그래서 일본에서만 공부하더라도 노벨상을 받게 되는 경우가 생겼다.

 

우리나라도 많은 부분, 서양학문, 구체적으로 미국학문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물론 교류하는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우리 나름의 이론을 세우고, 연구를 해나갈 때가 온 것 같다. 더 이상 미국에서 이야기되는 것을 수입하는 것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독자적인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연구자의 역량과 끈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또 논의해야 할 것이, 정부와 시민의 끈기이다. 과학, 특히 자연과학 분야는 오랜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단기간 업적을 원하는 정부는 과학자들을 독촉한다. 그러다보니 과학자들은 성과가 금방 나오는 쉬운 과제에 몰두한다. 업적이 쉽게 나오지 않는 중요한 작업은 뒤로 미룬다. 그러다보면 기초과학의 근간은 약화된다. 정부는 쉽게 결과가 나오지 않는 분야에 꾸준히 투자를 할 용기가 있는지를 물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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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