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hard Dawkins <The God Delusion>

Book 2021. 12. 12. 00:10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Richard Dawkins는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이다. 기본적으로 생물학자이지만 생물학에만 관심이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사회 다방면, 특히 인간과 관련된 부분이라면 논리적인 통찰력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우리나라에서는 만들어진 신이라고 불리는 <The god delusion>이다. 무신론자의 바이블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신의 존재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모든 내용을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곰곰이 생각해볼 점이 여럿 있었다.
우선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주제다. 사실 신에 대해서 전방위적으로 부정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이 책은 한 종교를 공박하는 것이 아니라 신 자체에 대한 존재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기 때문에 신을 모시는 모든 집단에 대해 반응을 자아낼 수 있다. 그리고 이 반응은 대개 공격적으로 나타난다. 사실 신이 없다고 생각하더라도 신이 없다고 널리 이야기하고 다니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괜찮지만 종교색이 강한 나라에서는 어려울 수 있다. 이 책을 출간한 후에 리차드 도킨스는 신을 믿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비판을 받았는데 아마도 리차드 도킨스가 이를 모르고 이 책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비판이 온건한 경우에는 친절하게 답해주는 것이 꽤나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고, 비판이 공격적인 경우에는 생명의 안위를 걱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다행히 그는 80세가 넘게 잘 살아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종교를 가지고 있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광역 도발을 받을 것을 알면서 이러한 책을 쓴 그에게 존경을 보낸다. 아마도 그는 참을 수 없는 표현의 욕구를 느꼈을 것이다. 이를 통해서 그는 더욱 유명해졌지만 꽤나 피곤한 유명함이기 때문이다. 여러 욕을 먹을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차분히 개진하는 그 모습이 정말 훌륭했다.

나는 사실 신이라는 존재를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신이라는 존재가 있기에는 너무 세상은 착한 사람이 어려움을 겪고 나쁜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경우가 꽤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는 나는 신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이 책을 보면서 신에 대하는 태도에는 여러 스펙트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마치 채식주의에도 여러 단계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첫 번째가 강한 신앙인(strong theist)이다. 이는 100퍼센트 신이 있다는 것고 믿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사실상 신앙인(de facto theist)이다. 이는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지만 신이 있다고 굳게 믿는 것이다. 세 번째는 엄밀히 말하면 불가지론자인데 약간 신앙에 가까운 사람(technically agnostic but leaning towards them)이다. 아주 불확실하지만 신이 있다고 대략 생각하는 사람이다. 네 번째는 정확한 불가지론자이다. 신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엄밀히 말하면 불가지론자인데 약간 무신론에 가까운 사람이다. 신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의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여섯 번째는 사실상 무신론자이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신이 없다고 보고 신이 없다는 가정위에 삶을 살아온 것이다. 일곱 번째는 강한 무신론자이다. 신이 없다고 확신하는 것이다. 나는 아마도 여섯 번째에 가까운 부류의 사람이 아닐까 한다.

책에서는 신에 대한 존재에 대한 여러 주장에 대한 검증은 물론이거니와 종교의 효용에 대한 여러 주장도 논리적으로 접근을 한다. 가장 내 와닿았던 것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더 행실이 바르거나 사회를 위해 공헌을 하느냐에 대한 문제였다. 나도 생각하기를 종교를 가졌다고 종교를 가지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적으로 더 나은 가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종교를 가진 사람 중에 뛰어나게 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착한 사람이 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허다하다. 나는 소박하게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사회에 큰 공헌은 하지 않아도 되니 해나 끼치지 않았으면 하다. 그러면 아마도 신을 믿는 사람이 더 많아 질 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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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