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중국몽의 추락>

Book 2021. 12. 25. 00:50

중국은 우리 시대의 문제이다. 중국이 문화대혁명, 대약진 운동 등으로 내적인 어려움을 겪을 때 중국은 정말 세계에 웃음거리였다. 하지만 그들이 개혁개방을 한 후 지난 40년 동안 꾸준히 비약적인 성장을 하면서 이제 세계의 이목을 잡았다. 하지만 그 이목은 긍정적이기 보다는 근심스러운 눈초리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미래에 대한 예측이 쏟아져 나왔는데 한쪽이 중국패권론이고 한쪽이 중국패망론이다.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 <중국몽의 추락>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패망론에 서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근거를 통해서 중국의 하락을 점치고 있다. 많은 논거 중에 가장 핵심에는 미국이 있다. 짧게 말해서 미국이 중국의 성장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한때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서 미국이 중국을 도와 자본주의 체계에 포섭시켰는데 의도와는 달리 독재국가로 가고 자유민주주의의 국제질서를 위협하고 궁극적으로 미국의 국익에 침해를 가했다. 이를 미국은 가만히 보고 있지 않을 것이며, 소련에게 체제승리를 했고, 예전에 미국을 한 때 위협하였던 일본에게 그랬던 것처럼 여러 정책을 통해서 대응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당연히 맞는 말이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문제는 중국이 예전의 소련이나 일본과 같냐는 데 있다. 또한 미국도 예전같지 않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아직은 중국에 우위에 있고 정상의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 같다. 일단 향후 30년 사이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 후는 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나는 저자와 미국이 우위에 설 것이라는 주장에는 논거부터 결론까지 동의를 한다. 하지만 나는 저자가 예측하는 내적인 붕괴에는 일리는 있지만 동의하지 않는다. 저자는 중국이 겪는 불평등, 정부부채, 그리고 민주화에 대한 열망으로 중국이 붕괴할 것이라는 예측을 한다. 이 문제는 심각한 문제인데 중국이 충분히 감당할 것이라고 본다. 불평등 문제는 공산주의가 평등을 추구한 다는 것에도 역설적으로 예전부터 있었다. 중국정부는 놀랍게도 이 불평등을 통제하는 노하우가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의 시각으로 이 불평등을 파악하면 이해가 되지않겠지만 중국사람들은 그려려니하고 있다. 그리고 부채가 심각한 것도 사실인데 중국의 내수시장과 해외무역흑자를 생각하면 쉽게 망할 것 같지 않다.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도 우리 나라사람의 시각으로는 이해가 잘 되지 않겠지만 공산당의 지도하에 안정적인 사회를 건설하는 열망도 그만큼 크다. 그래서 이러한 이유로 중국이 내적인 문제가 있지만 그렇다고 망할 것 같지 않다. 그들은 심지어 대약진운동도 문화대혁명에도 망하지 않았다.

이 책은 거의 중국입장에서는 지옥의 묵시록같은 일 것이다. 여러 근거가 타당하게 제시되어 있는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중국에 대한 가정이다. 이 책은 시종일관 중국은 가만히 당할 것이라는 가정을 하고 있다. 거의 중국은 바보다라고 생각할 정도의 가정을 깔고 중국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과의 갈등이 커지면 중국입장에서는 다른 대책을 구상한다. 서구권과는 갈등을 겪고 있지만 아프리카 국가와의 연대는 아직 탄탄하다. 그리고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러시아와의 관계도 좋다. 미국의 대응이나, 그 외 여러 사회적 환경변화에 중국은 기민하게 반응하고 준비하고 있다.

책 뒤에 추천사로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보고 싶은 중국이 아니라 있는 그래도의 중국을 이해하고, 중국에 대한 편향된 담론의 균형을 잡는데 소중한 길잡이라도 써놓았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은 일리는 있지만 중국이 망하기 시나리오만 본 편향된 희망서라고 부르고 싶다. 사실 중국몽은 소강사회, 대동사회를 일구겠다는 시진핑의 의지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이미 소강사회는 달성하였다. 오히려 일방적인 저주는 현실을 제대로 파악못하게 할 것이다.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창주 <일대일로의 모든 것>  (0) 2021.12.28
미하엘 엔데 <모모>  (0) 2021.12.25
Richard Dawkins <The God Delusion>  (0) 2021.12.12
Carly Fiorina <Tough Choices>  (0) 2021.10.10
김학준 <매헌 윤봉길>  (0) 2021.10.09
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