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진(편) <현대사회와 인권>

Book 2021. 8. 18. 21:27

인간의 권리라는 단어 인권. 인권이라는 단어는 쉽게 쓸 수 있지만 사실 현실에서는 다양하게 나타날뿐더러 논쟁도 많다. <현대사회와 인권>에서는 아동인권, 외국인노동자 인권, 청소년 인권, 여성인권, 장애인 인권, 수형자 인권부터 국가보안법, 보건의료제도, 환경적 약자에 있어서 인권까지 현대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인권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하였다. 책이 발간된지 20년이 지나서 어떤 문제는 철지난 이야기도 있지만 대부분의 문제의 경우에는 지금도 충분히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어떠한 문제는 20년전의 취지와는 달리 인권의 보장되었는데 반발이 거세어진 것이 있는데 그것도 논의될 만하다.

최근 탈레반 정권이 아프가니스탄을 정령하면서 많은 논란이 일어났다. 여러 문제 중 하나가 여성의 인권이다. 우리나라 여성인권이 낮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물론 서유럽에 비하면 맞는 말이겠지만 이슬람 국가와는 비교하면 훨씬 높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 이슬람 중에서 탈레반은 여성의 인권을 극심히 탄압한다. 그래서 탈레반을 비판하면 문화상대주의를 든다. 인권이라는 것이 서구의 개념이고 서구권 기준으로 평가를 하니 이슬람의 여성 인권이 낮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권이라는 것이 보편적인 개념일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부터 잘 정립해야 한다.

책에 있는 노라니 오트만이 쓴 <이슬람 문화와 여성의 시민권>에서 약간의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녀는 Sister in Islam의 창립멤버로 말레이시아 사람인 것 같다. 그의 글에 따르면 우선 서구권의 시각으로 보면 이슬람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래서 서구권 개념을 비서구사회에 강요하는 것은 문제라고 한다. 하지만 양성평등이 서구권의 개념만은 아니고 이슬람적인 개념이기도 하다고 한다. 그들의 경전인 코란에 따르면 성적 평등을 추구한다고 한다. 다만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문제라는 것이다. 탈레반 같은 근본주의자들이 오히려 양성평등을 해치고 있다고 말한다.

이 글을 보면 서구권의 시각을 가지고 보면 이슬람의 여성인권이 낙후되어 있을 것이지만 이것은 근본주의자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사실 나는 한국인이지만 미국식 교육을 은연중에 받고 자라왔기 때문에 서구식 인권개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슬람 여성이라고 하면 탄압받는 존재로만 생각된다. 그렇다면 여성이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못하는 것은 소수일까? 일부의 이슬람에서만 여성의 인권이 억압되고 있을까? 너무 헐리우드 영화를 보아서 이슬람하면 무조건 테러리스트라고 생각되는 것까하는 자문을 해본다.

내가 아무리 서구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하고, 이슬람 근본주의 지역이 일부라고 하더라도 나는 이슬람 세계에서 여성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을 한다. 이슬람 국가에 가보지도 않은(갈 생각이 별로 없다) 내가 이러한 생각을 하는 것이 오만한 것일까? 이슬람 여성들은 행복하게 사는데 내가 서구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어서 필요없는 걱정을 한 것일까? 여성인권지수를 만드는 국가는 일단 서구국가여서 이 기관에 만든 지수를 신뢰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과연 노라리 오트만의 말대로 코란이 양성평등적이라면 어느 국가가 이 코란의 말씀을 제대로 구현하였는지도 궁금하다.

나는 여자가 아니지만 선택을 하라면 서구권 인식을 선택할 것이다. 내가 무지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슬람권에서 여자가 사는 것은 유럽이나 미국에서 사는 것보다는 더 불편할 것 같다. 물론 미국이라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 벌어진 뉴욕주지사 엔드류 쿠오모의 성추행 사건을 보면서 아무리 서구권이라지만 여성인권이 제대로 보장되었는지 의심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개방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고 비판할 수 있는 사회가 더 바람직하지 않을 까 싶다.

 

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