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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격 음악방송" 라디오 스타는 이제 어느덧 방영된 지 10년이 넘은 장수프로그램이다. 그동안 무려 580회 넘는 회차가 방영되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여러가지 있다. 그 중에서도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의 뜻밖의 매력을 발굴하기 때문이다. 영화나 앨범 홍보로 나온 경우보다, 아무 이유없이 나왔을 때 더 재미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 중 하나가 581회 <난 난 난 난 자유로와>편이다.
이 편에서는 임채무, 윤정수, 김도균, 그리고 이승윤이 나와서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특히 임채무씨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 연기자이지만 두리랜드 사장이기도 한 임채무씨는 자신의 철학이 확고한 사람이다. 크게 이윤이 나지도 않고, 오히려 자신의 이름대로 운영하면 채무가 늘어나는 놀이공원을 경영한다. 그렇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는 임채무씨의 이야기는 시청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하였다. 보통 상식으로는 돈이 되지 않는 사업은 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려운 사정에도 입장료를 받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저소득층 가정의 부모와 아이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이미 세상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신의 추구하는 바를 잘 이행하고 있는 사람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각종 이유를 들어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지 못한다. 어쩌면 이런 이유로 시청자들이 임채무씨를 좋아하게 되는 것 같다. 자신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대리만족이 있을 수 있겠다.
시청자들이 대리만족을 느끼게 충분하게 진행자들의 역할도 좋았다. 김국진이 허술해 보이지만 우선 뼈대를 세우는 진행을 하는 역할을 한다. 아마도 그가 없었다면 방송이 처음부터 끝까지 중구난방으로 흘러가서 도무지 방송이 끝날 것 같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김국진은 원래 개그맨이지만 가끔 웃겨도 되는 역할을 하고 그 역할을 아주 잘 하고 있다.
나는 오히려 윤종신이 김국진보다 더 재미있다. 이제는 가수 출신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드는 그의 개그감은 이제 상당한 내공을 쌓았다. 그래도 작년에 <좋니>가 대히트를 해서 다시 그의 가수로서의 존재감을 들어냈는데, 그의 진행자로서의 실력이나 가수로서의 실력 모두 경륜에서 오는 것 같다. 마치 <월간 윤종신>으로 나날이 튼튼한 음악성을 발휘하듯이, 라디오 스타 10년을 포함해 다른 여러 예능을 통해서 갈고 닦은 그의 경륜이 방송 진행의 윤활유처럼 작용한다. 그의 꾸준함은 다른 예능 혹은 방송에서도 빛이 발할 것 같다.
그동안 자신이 욕을 한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욕을 먹는 김구라도 <라디오 스타>에는 필수적인 존재이다. 세속적인 질문을 직접적으로 하는 데는 그만큼 천연덕스럽게 잘하는 사람이 없다. 사실 대중은 고상한 존재는 아니다. 어느 지역 출신인지, 남들이 얼마 버는 지, 어느 학교 나왔는지, 부모님이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 한다. 그것이 결례가 되더라도 말이다. 그러한 궁금한 점을 거침없이 물어보는 재주가 있기에 그는 계속 중용이 될 수 있다. 게다가 그의 잡학 지식은 보너스이다. 당사자도 가물거리는 때로는 아픈 이야기를 잘도 기억해서 끄집어낸다. 그렇게 당사자가 허를 찔리는 모습을 보고 당황스러워 할 때 시청자들은 또하 나의 재미를 느낀다.
꽤 많은 교체가 있었던 네 번째 자리에 차태현은 잘 녹아든 것 같다. 네 번째 자리 앉은 사람은 너무 존재감을 보여서도 보이지 않아서도 되지 않은 자리인데, 적당하게 잘 들어간 것 같다. 게다가 원래 호감형이 그가 들어가는 데에는 큰 반발은 없었다. 소수라도 강한 안티가 형성되어 있으면 네 번째 자리에 임용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잘 진입한 그는 순둥이같은 얼굴로 때때로 독설을 날리며 네 번째 자리에 맞는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예전에 김희철이나 규현이 그랬듯이 기본적으로 외모가 어느정도 되는 사람이 앉아야 균형이 맞는 자리인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독설이 너무 보기 싫지 않게하는 작용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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